스마트폰과 SNS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점점 집중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 문제는 단지 개인의 습관이나 의지 부족 때문일까? 책 <도둑맞은 집중력>(2023년 4월 출간)은 집중력 저하의 사회적 구조를 파헤치며, 우리가 진짜 되찾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
집중하지 못하는 진짜 이유... 문제는 '환경'이다
"요즘 왜 이렇게 집중이 안 될까?"
많은 사람들이 반복해서 내뱉는 말이다. 책 한 권을 끝까지 읽기 어려워지고, 대화를 하면서도 자꾸 딴생각이 들고, 무엇보다도 깊이 생각하거나 몰입하는 시간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저자 요한 하리는 이 익숙한 질문에서 출발해, 우리가 집중하지 못하게 된 원인을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로 바라본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집중력의 상실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보이지 않는 위기라고 말한다.
일상을 파괴하는 집중 방해 요인
책은 집중력을 훔치는 12가지 주요 원인을 제시한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중독
- 너무 빠르고 잦은 멀티태스킹 환경
- 수면의 질 저하
- 우리를 주적하고 조종하는 테크 기업들
- 값싸고 형편 없는 식단
- 잘못된 ADHD 진단
- 자연과의 단절
이 중 일부는 익숙하게 경험하는 원인들이지만, 하리는 보다 깊숙이 파고들며 그 구조적 배경을 짚어낸다. 특히 주목할 점은 우리가 처한 사회시스템이 사람들에게 생각할 여유와 멈출 권리를 빼앗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단지 '집중 좀 더 해봐'라는 말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회복 위한 구체적인 사례들
많은 자기계발서는 집중력을 높이는 법으로 명상, 루틴 만들기, 스마트폰 덜 보기 등을 제안한다. 하리도 그런 방법들을 전면 부정하지는 않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집중을 방해하는 힘이 너무나도 거대하고 체계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SNS 기업들은 이용자의 주의를 최대한 오래 붙잡기 위해 알고리즘을 끊임없이 조정한다. 사용자 개인이 아무리 노력을 해도, 결국에는 시스템에 휘말리게 된다. 마치 다이어트를 하려는 사람이 패스트푸드 가게와 광고판으로 가득한 도시에서 사는 것과 같다. 하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사회 전체의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책은 단지 문제를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하리는 집중력을 회복하기 위한 여러 실천적인 사례를 소개한다.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아이슬란드에서 청소년의 주의력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시행한 정책이다. 정부는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고, 방과 후 시간에 지역사회가 다양한 활동(운동, 예술, 자연 탐방 등)을 제공하도록 지원했다. 그 결과 청소년의 약물 사용률, 우울 지수, 산만함 등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슬로우 스쿨', '깊이 읽기 캠프', '디지털 미니멀리즘 실험' 등 다양한 시도가 소개된다. 이들은 모두 느림, 쉼, 단순함을 회복하려는 시도들이다.
하리는 자신의 조카가 집중을 못하는 모습을 보고, 그 이유가 단순히 스마트폰 때문만은 아닐 것이라는 의문을 품는다. 이후 그는 전 세계를 돌며 뇌과학자, 심리학자, 교육자 등 수십 명의 전문가들을 만나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파고든다.
그가 도달한 결론은 간단하다.
"당신의 집중력은 훔쳐지고 있다."
우리가 집중을 못하는 것은 의지가 부족하거나 게으르기 때문이 아니라, 판촉물사이트 우리 삶을 끊임없이 방해하도록 설계된 환경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들이 이윤을 추구하는 방식이 문제다. 예를 들어, 소셜미디어는 사용자가 더 오래 머물게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알림을 보내고, 흥미 위주의 콘텐츠를 끝없이 보여준다.
스마트폰 하나만 보더라도 수많은 앱이 사용자 주의를 빼앗기 위해 경쟁 중이다. 하리는 이런 시스템이 의도적으로 설계되었으며, 우리의 주의력은 자본의 논리 속에서 상품처럼 다뤄지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